진실탐지기 / 방법론
우리가 백테스트를 믿지 않는 이유
성적을 재기 전에 통과해야 할 관문 6개와 그 기준값을 먼저 정해뒀습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 관문 6개 중 3개에서 떨어졌습니다.
1. 좋아 보이는 백테스트는 만들기 쉽다
헛간 벽에 총을 여러 발 쏘고, 총알이 제일 촘촘히 박힌 자리에 나중에 과녁을 그리면 누구든 명사수가 됩니다. 백테스트도 똑같습니다. 설정을 바꿔가며 수십 번 돌린 뒤 제일 잘 나온 하나를 “우리 전략”이라고 부르면, 그 성적은 실력이 아니라 시도 횟수의 결과입니다.
우리도 같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조합 6개 중 성적이 제일 좋은 것은 L4n10(+300.08%)이지만, 이 사이트에 싣고 페이퍼로 돌리는 것은 L4n20(+119.10%)입니다. 총을 쏘기 전에 과녁을 그려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페이지는 성적 이야기가 아니라 순서 이야기입니다. 무엇을 얻었는지가 아니라, 재기 전에 무엇을 정해뒀는지.
2. 그래서 재기 전에 규칙을 등록했다
신약 임상시험은 시작 전에 “무엇을, 몇 명에게, 어떤 수치로 성공이라 부를지”를 공개 등록부에 먼저 올립니다. 그래야 결과가 나온 뒤에 성공의 정의를 바꿔치기 할 수 없습니다. 백테스트에도 같은 절차를 붙였습니다.
- 사양구간 2020-03-02 ~ 2026-06-29, 리밸런스 331회, 종목 790개(상장폐지 종목 포함), 수수료 0.05%, 슬리피지 5bp, 자본 100,000 USDT — 성적을 재기 전에 고정했습니다.
- 후보조합 6개를 미리 적어두고 그 안에서만 돌렸습니다. 결과를 보고 조합을 새로 추가하지 않았습니다.
- 대표L4n20 하나를 대표로 지정했습니다. 성적을 보기 전에 정했고, 본 뒤에도 바꾸지 않았습니다.
- 관문관문 6개를 기준값까지 함께 확정했습니다. 기준은 잰 다음에 손대지 않았습니다.
- 판정통과·주의·기각을 각각 어떻게 처리할지 미리 적었습니다. 기각이 나오면 실거래로 올리지 않고 페이퍼로만 관측합니다.
- 이해상충이 규칙들을 적을 때 우리는 어떤 수익률도 계산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규칙 고정 2026-07-26 → 측정 2026-07-27. 두 날짜의 순서가 요점입니다. 반대였다면 위의 여섯 줄은 결과를 보고 나서 쓴 설명이 됩니다.
사전에 등록했다는 것은 “검증을 통과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빠져나갈 구멍을 미리 막아뒀다”는 뜻이고, 막아둔 결과가 관문 6개 중 통과 2·주의 1·탈락 3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세운 그 시험에서 3개 떨어졌습니다.
3. 관문 6개는 각각 무엇을 묻나
백테스트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보고 판단한 적이 있는가?
쉬운 말로 — 백테스트가 미래를 훔쳐보지 않았다.
비유
시험이 끝난 뒤에 답안지를 보고 답을 적으면 누구나 만점을 받습니다. 백테스트도 똑같아서, 아직 나오지 않은 가격을 한 칸이라도 당겨 쓰면 성적은 저절로 좋아집니다.
어떻게 재나
리밸런스 시점마다, 그 시점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던 값을 참조했는지 감사기가 세어 봅니다. 후보 칸 전부에 대해 리밸런스마다 돌렸습니다.
6셀 전부, 331 리밸런스씩
오해하기 쉬운 것
감사기 자체도 먼저 시험했습니다. 일부러 미래를 훔쳐보는 가짜 평가기를 넣어 감사기가 그걸 잡아내는지 확인한 뒤에 본 측정을 돌렸습니다. 그래서 위 측정값은 “검사를 안 해서 안 걸린 것”이 아니라 “검사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잰 값”입니다.
수수료·슬리피지·펀딩비를 다 빼고도 현금이 남았는가?
쉬운 말로 — 수수료·슬립·펀딩 다 빼고도 남았다.
비유
매출이 아니라 순이익을 보는 것입니다. 가게가 하루 100만 원어치를 팔아도 재료비와 임대료를 빼고 나면 남는 것이 없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재나
체결마다 수수료와 슬리피지를, 포지션을 들고 있는 동안에는 펀딩비를 빼고 남은 잔액을 봅니다. 비용을 빼기 전 숫자는 이 관문에서 쓰지 않습니다.
+119.1% / 6.3년
오해하기 쉬운 것
이 관문이 묻는 것은 “벌었는가” 하나뿐입니다. BTC를 그냥 사서 들고 있었을 때보다 나았는가는 관문이 아니고, 통과 조건으로 쓰지도 않았습니다.
여러 조합을 시도해 봤다는 사실까지 감안해도, 이 성적이 운으로는 설명되지 않는가?
쉬운 말로 — 여러 번 시도한 걸 감안하면 아직 운을 못 배제한다.
비유
여섯 사람이 동전을 열 번씩 던지면 그중 한 명쯤은 앞면이 일곱 번 나옵니다. 그 사람이 동전 던지기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번 시도할수록 “잘 나온 하나”는 저절로 생깁니다.
어떻게 재나
몇 개의 조합을 시도했는지를 계산에 집어넣어, 이 정도 성적이 우연히 나올 수 있었던 정도를 확률로 되돌립니다. 시도한 조합이 많을수록 같은 성적의 값이 내려갑니다.
PSR(0) 0.936 · 시도한 셀 6개
측정값 0.726 — 점수가 아니라 확률입니다. 시도 횟수를 감안하고도 진짜 실력이 0보다 클 확률 72.6%. 사전에 정해둔 합격선 — 95.0% 이상.
오해하기 쉬운 것
확률이지 점수가 아닙니다. 높을수록 좋은 성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운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합격선도 확률로 미리 정해뒀습니다.
붙는 단서
여기에 단서가 하나 더 붙습니다. 후보 칸들이 서로 비슷한 설정이라 “얼마나 다양하게 시도했는가”가 실제보다 작게 잡혔고, 그 방향은 확률을 실제보다 높게 만듭니다. 즉 위 값은 상한값이고, 진짜 값은 이보다 낮습니다.
성적이 제일 좋은 조합을 고르는 절차 자체가, 고르고 나면 무너지는가?
쉬운 말로 — 고르는 절차 자체가 조금 병들었다.
비유
면접에서 1등으로 뽑은 사람이 입사한 뒤 동기의 절반보다 아래로 처지는 비율을 재는 것과 같습니다. 그 비율이 높으면 지원자들이 나쁜 것이 아니라, 면접 방식이 사람을 잘못 고르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재나
측정 구간을 여러 번 반씩 갈라, 앞쪽 절반에서 1등이던 조합이 뒤쪽 절반에서 중간값 아래로 떨어지는 비율을 셉니다.
측정값 0.338 — 점수가 아니라 확률입니다. 이 절차로 고른 1등이 나중에 절반보다 아래로 떨어질 확률 33.8%. 사전에 정해둔 합격선 — 20.0% 이하.
오해하기 쉬운 것
전략이 실패할 확률이 아닙니다. 고르는 방식의 성적표입니다. 그래서 이 관문에서 떨어졌다는 것은 “이 전략은 진다”가 아니라 “이 절차로 고른 1등은 믿을 것이 못 된다”는 뜻이고, 그래서 우리는 1등 칸을 고르지 않고 미리 지정해 둔 칸을 그대로 씁니다.
거래가 일어난 순서가 조금만 달랐어도 같은 결과였는가?
쉬운 말로 — 100번 중 7번은 적자로 끝난다.
비유
같은 카드 뭉치를 다시 섞어 돌려보는 것입니다. 카드의 구성은 그대로고 나오는 순서만 바뀝니다. 순서만 바뀌었는데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면, 원래 성적의 상당 부분은 순서 운이었던 것입니다.
어떻게 재나
실제로 일어난 거래들의 순서를 수천 번 다시 섞어 각각의 최종 잔액을 구하고, 그중 나쁜 쪽에서 5% 지점에 있는 값을 봅니다. 아래 측정값이 그 값이고, 그 밑의 기준 줄이 거기 걸어둔 조건입니다.
적자 확률 6.6%
오해하기 쉬운 것
미래를 예측하는 계산이 아닙니다. 이미 일어난 거래를 다시 배열해 볼 뿐이라, 이 구간에 없던 종류의 사건은 이 계산에도 없습니다.
롱과 숏을 같이 들어 시장 방향을 지웠는데도, 모멘텀이 무너진 2022년을 견뎠는가?
쉬운 말로 — 2022 모멘텀 크래시는 시장중립이어도 못 피했다.
비유
롱과 숏을 같이 들면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상관없어집니다. 그런데 2022년은 방향이 문제였던 해가 아니라 “오르던 것이 계속 오른다”는 전제 자체가 뒤집힌 해였고, 그건 양쪽을 다 들고 있어도 막히지 않습니다.
어떻게 재나
2022년 한 해의 손익만 따로 떼어 봅니다. 기준은 “그 해에 잃지 않았는가”였습니다.
오해하기 쉬운 것
못 버텼습니다. 그래서 “하락장에서도 번다”는 주장을 철회했습니다. 떨어지면 그 주장을 접는다는 처리도 측정 전에 정해둔 것이고, 그래서 이 칸은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
4. 지금 판정, 그리고 떨어진 것들
주의를 통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새 데이터뿐입니다. 기준을 낮추거나 조합을 더 시도해서 통과시키는 것은, 총알이 박힌 자리로 과녁을 옮기는 일과 같습니다.
그때까지의 규칙: 파라미터·셀·게이트 변경 금지, DSR trials N은 늘기만
그날까지 이 화면의 숫자는 바뀌지 않습니다. 성적이 나빠서 앞당기지도, 좋아 보인다고 미루지도 않습니다.
기각된 전략은 지우지 않고 15건 그대로 남겨둡니다. 무엇을 시도했는지가 남아 있어야 “여러 번 시도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지울 수 없습니다. 시도 횟수를 벌점으로 환산해 성적에서 깎는 것이 위 DSR 관문이 하는 일이고, 이 목록은 그보다 넓은 기록입니다 — 다른 갈래에서 접은 것까지 들어 있습니다. 성공한 것만 보여주면 남은 하나는 저절로 좋아 보입니다.
같은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사례
[Phase8 B1] cross-sectional 주간 모멘텀
90주 창 primary +40.4%가 5년(256리밸런스)에서 −48.6%로 붕괴 — 12셀 전부 BTC B&H(+66%) 미달, 11셀 마이너스
여기서 BTC를 사서 들고 있었을 때와의 비교는 판정 기준이 아니라 정황입니다. 기각은 위 관문에서 났고, 그 비교는 얼마나 못 미쳤는지를 보여줄 뿐입니다.
다시 재볼 조건 — Upbit KRW cross-section이 깊어질 때만(지속 상장 15종목+·상폐 포함 생존편향 없는 데이터)
폐기 목록은 성적표가 아닙니다. 통과·탈락을 매긴 것이 아니라, 무엇이 어떤 조건에서 무너졌고 어떤 조건이 갖춰지면 다시 재볼 만한지를 적어둔 기록입니다.
측정값과 판정 자체는 진실탐지기 화면에 있습니다.